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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및 분석

영화 <매기스 플랜> 리뷰 : 사랑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by lucet 2025. 7. 10.

&quot;뉴욕의 겨울 공원 벤치에 앉은 젊은 여성. 그녀는 노트북을 무릎에 올려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글을 쓰고 있으며, 뒤편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캠퍼스 건물과 눈 덮인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quot;

 

 

1. 영화 기본정보

  • 제목: 매기스 플랜 (Maggie’s Plan)
  • 감독: 레베카 밀러 (Rebecca Miller)
  • 각본: 레베카 밀러
  •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 제작국가: 미국
  • 개봉연도: 2015년
  • 러닝타임: 98분
  • 출연진: 그레타 거윅(매기), 에단 호크(존), 줄리안 무어(조르제트), 빌 헤이더, 마야 루돌프 등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수상 및 평가: 토론토 국제영화제 초청작, 평단의 호평

2. 줄거리 요약

매기 하딘은 뉴욕에 거주하는 독립적이고 야망 있는 여성이다. 아이를 혼자 갖기로 계획하며 정자 기증자를 구하는 와중에, 그녀는 유부남이자 대학 교수인 ‘존’과 우연히 가까워진다. 존은 냉소적이고 엘리트적인 아내 ‘조르제트’와의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고, 매기는 그의 글을 진심으로 읽어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결국 존은 조르제트와 이혼하고 매기와 새로운 가정을 이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매기는 자신이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구조해주고 싶었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아이를 키우며 점점 부부생활에 염증을 느끼게 된 매기는, 놀랍게도 전 부인이자 존의 전 아내였던 조르제트에게 새로운 계획을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존을 다시 조르제트에게 돌려보내는 ‘매기스 플랜’이었다.


3. 주요 인물 소개 및 핵심 장면 분석

3-1. 매기 (그레타 거윅 분)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타인을 지나치게 책임지려는 면모가 있다. 사랑조차 스스로 ‘기획’하려는 그녀의 계획은 오히려 인간관계의 예측 불가능성을 드러낸다.

핵심 장면: 매기가 존을 조르제트에게 다시 돌려보내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기이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전환점이다. 사랑조차도 ‘계획’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던진다.

3-2. 존 (에단 호크 분)

이기적이고, 때로는 무기력한 이상주의자. 두 여성 사이에서 스스로 주도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흐름에 따라 행동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기대 속에서 길을 잃고 행동한다.

핵심 장면: 존이 자신의 소설을 매기에게 읽어주며 감정적으로 기대는 장면은 그가 얼마나 감정적 지지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3-3. 조르제트 (줄리안 무어 분)

냉철하고 지적인 여성. 겉으로는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과거의 상처를 품고 살아간다. 영화 후반부에서 조르제트와 매기가 연대를 형성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핵심 장면: 조르제트가 매기와 대화하며 "그는 늘 중심에 있고, 우리는 모두 주변에서 그를 돌고 있다"는 말은, 여성들이 종종 남성의 욕망 중심에서 주변화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 주제 분석 – 사랑과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매기스 플랜>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사랑’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이 영화는 “계획한 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인간의 감정과 관계는 결코 수학처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4-1. 사랑의 통제 불가능성

매기는 처음부터 모든 걸 계획한다. 혼자 아이를 키우기로 하고, 적합한 정자 기증자까지 찾아놓는다. 그러나 정작 감정은 계획 밖에서 생긴다. 유부남 존과의 관계는 계산된 결과가 아니라, 예측하지 못했던 감정의 흐름 속에서 시작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논리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흐름’이며 ‘변화’라는 점을 영화는 꾸준히 강조한다.

4-2. 결혼과 관계의 현실

존은 조르제트와 이혼하고 매기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기 또한 지치고 외로워진다. 결혼은 사랑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며, 일상과 책임, 현실의 무게가 함께 따라온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영화는 ‘해피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진짜 관계는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임을 이야기한다.

4-3. 여성 간 연대의 새로운 방식

초반엔 서로의 ‘라이벌’처럼 보였던 매기와 조르제트는 영화 후반부에 가서 뜻밖의 동맹을 맺는다. 이 장면은 단순히 남자를 두고 싸우는 클리셰가 아니라, 여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경쟁에서 연대로 전환되는 이 흐름은 여성 중심 서사의 진보된 모습을 보여준다.


5. 스토리 속에서 찾은 철학적 질문 – "우리는 누구의 인생을 사는가?"

5-1. 감정도 계획 가능한가?

매기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감정은 계획할 수 있는 것일까?” 매기는 아이를 가지는 것도, 사랑도, 가정도 자신의 힘으로 조정하려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계획은 예상 밖의 결과를 낳는다. 감정은 논리나 전략으로 관리되지 않으며, 인간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임을 영화는 솔직하게 인정한다.

이 질문은 단지 매기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고민이다. 커리어, 결혼, 출산—all ‘계획 가능한 것들’처럼 포장되지만, 실은 감정과 인간관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보여준다.

5-2. 내 인생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존은 자아를 찾으려 애쓰지만,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 그는 조르제트와 매기 사이에서 늘 수동적으로 반응하며 살아간다. 반면 매기는 처음엔 자기 인생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듯 보였지만, 결국엔 타인의 감정과 관계에 갇혀버린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나는 정말 내 인생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가?”
우리는 때로 스스로 선택한다고 믿지만, 실은 타인의 기대, 감정, 사회적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는 그 점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6. 결론 – 완벽한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것

<매기스 플랜>은 보기엔 가볍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대인의 관계, 자아, 선택에 대해 복잡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매기의 ‘계획’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녀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배운다.
사랑은 계획이 아니라 경험이고, 삶은 조정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녀는 관계의 주도권을 내려놓고, 완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통제 대신, 흐름 속에서 의미를 찾아간다.

이 영화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조용히 전한다.
“모든 걸 계획할 수는 없지만, 계획이 어그러지는 순간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우리는 종종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만, 그 안에 더 깊고 진실한 감정과 연결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매기스 플랜>은 따뜻하게 알려준다.


7. 자료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