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및 분석

영화 <라라랜드> 리뷰 : 꿈과 현실 사이에서 춤추는 사랑

lucet 2025. 6. 12. 20:47

젊은 커플이 춤추고 있는 낭만적인 일러스트. 여성은 노란 드레스를, 남성은 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했으며, 라라랜드 감성과 분위기를 따뜻하게 표현한 장면

 

 

1. 영화 기본 정보

  • 영화 제목: 라라랜드 (La La Land)
  • 감독: 데이미언 셔젤 (Damien Chazelle)
  • 주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 장르: 뮤지컬, 로맨스, 드라마
  • 제작 국가: 미국
  • 개봉 연도: 2016년
  • 상영 시간: 128분
  • 수상 이력: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 수상

2. 줄거리 요약 :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 라라랜드”

로스앤젤레스의 복잡한 도로 위, 미아(엠마 스톤)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우연히 스쳐 지나간다. 배우를 꿈꾸지만 수차례 오디션에서 좌절하는 미아와, 전통 재즈를 고수하며 자신의 재즈 바를 열고 싶어 하는 피아니스트 세바스찬. 두 사람은 서로의 꿈에 공감하며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현실은 두 사람을 시험한다. 미아는 1인극을 무대에 올리지만 관객의 외면을 받고 좌절한다. 반면 세바스찬은 생계를 위해 자신이 원치 않던 팝 재즈 밴드에 합류한다. 그들의 사랑은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영화의 마지막, 각자의 길을 걸어 성공한 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 그 순간 ‘만약 우리가 함께였더라면’이라는 상상이 아름답고도 애절한 몽타주로 펼쳐진다. 현실의 그들은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 사랑은 그들의 삶을 바꾸었다.


3. <라라랜드> 선정 이유 : 현대인의 ‘꿈과 사랑’을 다룬 보편적 서사

《라라랜드》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니다. 화려한 음악과 무대 뒤에 숨겨진 이 영화의 본질은 현대인이 겪는 꿈과 사랑 사이의 딜레마에 있다. 이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삶의 갈래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라라랜드》는 단지 감성적인 사랑 이야기를 넘어, 관객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로 기능한다.


4. 등장인물 및 핵심 장면 분석

● 미아 (엠마 스톤)

미아는 수많은 오디션에서 거절당하면서도 ‘배우’라는 꿈을 놓지 않는다. 그녀의 1인극은 단지 연극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절박한 몸짓이다.

● 세바스찬 (라이언 고슬링)

재즈를 사랑하는 그는 재즈 음악의 전통을 고수하고자 하나, 현실은 타협을 강요한다. 그는 음악을 생계의 수단이 아닌 예술로 지키고 싶어하지만, 사랑을 지키기 위해 꿈을 꺾기도 한다.

●대표 장면 : 각자의 삶에서의 성공, 그리고 만약에...

미아가 헐리우드에서 성공을 거두고 지금의 남편과 함께 저녁 식사 후 들른 재즈바에서 그녀는 옛 연인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생각이 많아진 그녀의 모습, 그리고 만약에 우리가 헤어지지 않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었더라면 이라는 누구나 해볼 만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5. 주제 해석 : 사랑보다 꿈을 선택한 그들은 실패한 것일까?

《라라랜드》는 낭만적 사랑의 황홀함을 노래하면서도, 동시에 현실이 그 사랑을 어떻게 시험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따르다가 결말부에 이르러 그 공식을 뒤엎는 과감한 반전을 선사한다.

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사랑과 꿈은 현실적으로 양립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이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그 응원은 결국 이별을 동반한 ‘거리두기’로 이어진다. 여기서 영화는 말한다. 사랑이란 함께 걸어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놓아주는 것이 더 깊은 사랑일 수도 있다.

● 타협 없는 꿈, 타협 없는 사랑

세바스찬은 팝 재즈 밴드에서 현실과 타협하지만 그 안에서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잃는다. 미아는 1인극에서 외면받고 좌절하지만, 다시금 기회를 잡고 배우로서 성공한다. 각자의 꿈은 타인의 간섭 없이 스스로 선택하고 실현한 것이다. 그러나 사랑만은 그들의 선택에서 우선순위가 되지 못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냉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우리가 어떤 것을 온전히 손에 넣기 위해선, 또 다른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는 현실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이다.

● 이루어진 꿈 vs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결국 미아는 배우로서 성공하고, 세바스찬은 자신만의 재즈 클럽 ‘SEB'S’를 연다. 그들이 바라던 꿈은 이뤄졌지만, 사랑은 다른 차원의 시간이 되었다. 그들의 이별은 패배가 아니라 선택이며, 그 선택은 서로에 대한 깊은 존중 위에 서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이 상상하는 ‘함께였을 수도 있었던’ 삶은, 삶의 또 다른 버전일 뿐이다. 영화는 그 상상이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묻는다.

“그 아름다움은 반드시 현실이어야만 의미가 있는가?”

 

《라라랜드》는 말한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도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랑은, 우리의 현재를 완성시키기 위해 과거로 물러나야 한다.


6. 철학적 시선으로 본 라라랜드 :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사랑하는가?

● 꿈과 사랑의 공존은 가능한가?

《라라랜드》는 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두 사람의 꿈이 서로를 향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현실의 삶은 양자택일을 요구하곤 한다. 그러나 그 선택이 항상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때때로 함께하기보다, 응원하는 형태로 남을 수도 있다.

● 사랑의 본질은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남는 것’

영화는 마지막에 두 사람이 상상 속에서 함께한 장면을 보여준다. 그 장면은 “우리가 함께였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라는 감정을 자극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의 사랑이 ‘지나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마음 속에 살아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것은 사랑의 또 다른 철학이다. 사랑은 함께 있는 시간보다, 그 사랑이 우리를 얼마나 변화시켰는가로 평가될 수 있다.


7. 결론 : 사랑은 끝났지만, 사랑은 남았다

《라라랜드》의 결말은 많은 관객에게 아쉬움과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왜 그들은 끝내 함께하지 못했을까? 왜 우리는 ‘그 후’를 상상해야만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영화의 마지막 10분, 즉 상상의 몽타주 장면에 숨어 있다.

그 장면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은 함께 연주하고, 춤추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닌 ‘가능했을 수도 있는’ 삶이다. 관객은 그 삶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동시에 현실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짧은 눈빛 교환을 통해 진짜 의미를 깨닫는다.
그 순간, 과거의 사랑이 현재의 성취에 깃들어 있음을 우리는 본다.

● 사랑의 끝은 관계의 끝이 아니다

이별은 흔히 관계의 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사랑이 관계를 넘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아는 세바스찬의 음악을 기억하고, 세바스찬은 미아의 눈빛에서 과거의 감정을 떠올린다. 그들의 사랑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서로의 꿈을 완성하는 재료가 되었다.

● 인생의 여정에 남겨진 흔적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무수한 선택을 한다. 그중 어떤 선택은 관계를 끝내고, 어떤 선택은 꿈을 이어준다. 그러나 그 선택이 과거의 감정을 무효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감정은 더 깊은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구성한다.

《라라랜드》는 감히 말하지 않는다.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 대신 이렇게 속삭인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네가 있는 거야.”

 

이것은 단지 한 커플의 이별 이야기만이 아니다. 모든 ‘되돌릴 수 없는 선택’과 ‘놓아버린 감정’에 대한 애틋한 다독임이다.
사랑은 끝났지만, 그 사랑은 우리의 현재를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흔적 위에서 여전히 꿈꾸고, 여전히 살아간다.


8.  자료 출처

  • 영화 <La La Land> 공식 자료 및 크레딧, Lionsgate
  • 감독 데이미언 셔젤 인터뷰, Variety & The Guardian (2016~2017)
  • 오스카 아카데미 공식 기록 (89th Academy Awards, 2017)
  • 영화 및 뮤지컬 장르 분석: Roger Ebert, IndieWire 등